평화+시대

아이들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평화

김종수 동문이 아힘나평화학교에 힘을 쏟는 이유는 분명하다. 평화와 인권을 소중한 가치로 삼고, 더불어 상생하는 평화로운 세상을 이끌어나갈평화 리더를 양성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 시대에 가장 필요한 교육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대안학교라고 하면 공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가는 곳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어요. 더 갖기 위해 약자를 짓밟는 경쟁이 아니라 서로 보듬으며 상생하는 평화를 삶의 가치로 삼는 것, 얼마나 많은 연봉을 받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느냐를 성공의 기준으로 삼는것, 이러한 대안적 가치를 스스로 고민하고 실천하도록 돕는 것이 바로 아힘나평화학교가 추구하는 대안교육인 거죠.”

아힘나평화학교의 중요한 교육 이념은 ‘자율’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실천하고 책임지는 힘을 기르도록 돕는 것이다. 학교 이름을 ‘아이들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나라’의 줄임말인 ‘아힘나’로 지은 것도 그 때문이다.

“누구나 청소년이 내일의 주인공이라고 말하지만 현실은 달라요. 아직 주인공이 아니니까 지금은 참아야 한다고 말해요. 말로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어른들에 의한 교육’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걸 바꾸고 싶었어요. 어른들의 강요가 아니라 아이 스스로의 생각과 힘으로 자기 꿈을 발견하고 키워가는 즐거운 배움터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게 바로 아힘나평화학교를 세운 이유에요. 자기 삶을 스스로 운영할 수 있는 사람만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믿으니까요.”

아빠·엄마·아들 “우리는 한신대 동문”

한신대에서 기독교교육학을 전공한 김종수 동문은 학교 졸업 후 너무도 자연스럽게 목회자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그를 괴롭혔다. 그리고 92년 드디어 해답을 찾았다. 그것은 바로 대학시절 아내 조진경 동문(기독교교육학과 84학번)과 함께 품었던 꿈, 현장에서 대안 교육을 실천하자는 꿈이었다.

지체할 이유가 없었다. 부부는 그 즉시 교회 전도사와 YMCA 간사 자리를 뒤로 하고 교육 운동에 뛰어들었다. 집을 처분한 돈으로 기독교사회교육원을 세우고 저소득 노동자의 자녀들을 위한 탁아소와 공부방을 운영했다. 95년에는 장애 아이를 위한 ‘푸른어린이학교’를, 96년부터는 방과 후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여럿이함께만드는학교’를 운영했다.

“기독교교육이라고 하면 통상적으로 교회에서 하는 교육이라고만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에요. 그리스도의 복음이 어떻게 교회에만 있겠어요. 하나님의 역사가 어떻게 교회만을 통해 이뤄지겠어요. 생명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교육이 가능한 거예요. 이게 바로 제가 한신에서 배운 가장 소중한 가르침입니다. 큰아들 강산이에게 신촌에 있는 학교 대신 한신대(국사학과 07학번)를 권한 것도 그래서예요. 제가 배운 그 가르침을 아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 주고 싶었거든요.”

그래서일까. 김종수 동문의 시선은 지금도 늘 현장을 향하고 있다. 최근에 후쿠시마 아이들을 위한 힐링캠프를 추진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후쿠시마 아이들이 2011년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을 피해 집에서만 생활한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고 캠프를 기획한 것. 아이들 초청비용은 뜻을 함께 하는 한일 뮤지션들의 도움으로 모두 마련했다. 캠프는 오는 8월 5~7일 한신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모든 답은 현장에 있는 것 같아요. 교회 너머 세상을 바라보니 제가 있어야 할 곳이 보였고, 공부방과 센터를 운영하며 아이들을 바라보니 그들이 원하는 교육의 방향이 보였고, 대안학교 생활을 통해 변화해가는 아이들을 보며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내년부터는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교육 모델을 실천해 보려고 합니다. 어려움이 많겠지만 현장이 답을 주겠죠.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H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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