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축축한 날이지만 기분이 좋은 이유는 아마 한국 축구팀의 선전 때문인가 봅니다. 그렇게 4년 동안 욕을 먹던 수비수가 차차 경기력을 회복하더니 끝내 상대편이 찬 볼이 때구르르 발 앞으로 굴러와 골을 차 넣었을 때의 그 기분은.... ㅎㅎ

이기고 지는 것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게 하는 것이 스포츠의 기본 규칙이지만, 경쟁만이 아닌 승패를 떠나 실력껏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 주고 강점을 드러나게 해주는 팀플레이가 이뤄진다면 참으로 아름답다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어찌 스포츠의 세계 뿐이겠습니까?
한 사회의 변화를 꿈꾸는, 그러나 힘은 별로 없는 이들에게 허황한 꿈을 꾸지 말라고 핀잔주는 것보다, 열심히 뛰는 이들을 그냥 바라보지 않고 뭐라도 짐을 나눠지자고 할 때라야 사회의 변화를 향한 꿈은 조금씩 이뤄지겠지요.

아우내공동체는 지금 비오는 날에도 아힘나평화학교의 조속한 개교와 더불어 함께 살아갈 젊은이들을 맞이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지하 배수펌프를 새로 갈고, 심야보일러를 철거하면서 물로써 난방하는 시스템을 모두 교체하고 방마다 전기로 냉난방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날입니다.

"협동조합 아우내공동체"는 여린 새싹과 같이 약해 보이지만 그 안에 감추어 둔 놀라운 에너지를 간직한 이들이 조합원이 되어 모두의 꿈을 조금씩 실현시켜가는 상생체가 되려 합니다.

흩어진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고생한 교사들이 더 버티지 못하고 생업을 찾아 떠나갔지만, 남은 자들이 그루터기가 되어 다시 또, 하지만 조금 더 근본적인 '더불어 삶'을 생각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아이들의 힘이 없으니 곳곳의 아기자기한 맛들이 없어지고, 강풍도 아니었는데 나무들도 생기를 잃어 부러지고 말았네요. 태백이도 옆에 고라니가 지나가도 별로 짖지도 않습니다.

빨리 회복될 수 있기를 바라며 아우내와 아힘나를 알고 있는 분들께 격려와 기도 부탁 드립니다. 곧 생기를 되찾도록...바라는 바대로 공사가 끝까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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