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아가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류시화의 시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다.

외눈박이 처럼 불리는 比目魚는 넙치와 가자미란다. 
넙치는 두 눈이 왼쪽에 붙어 있고, 가자미는 두 눈이 오른쪽에 붙어 있어 한쪽만 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이 한쪽 만을 바라보고만 있는 것도 아니고, 같이 붙어다니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외눈박이의 사랑은 그야말로 류시화 시인의 상상력이다.  

이와 비슷한 날짐승 이야기가 있다. 바로 비익조(比翼鳥)의 이야기다. 비익조는 암컷과 수컷이 각각 반대로 눈과 날개를 하나씩만 가지고 있어서, 짝을 지어 몸을 서로 붙이지 않으면 날지를 못한다는 상상의 새다. 그래서 서로 헤어지지 못하고 떨어질 수 없는 남녀나, 금실이 좋은 부부를 비유하는 말로 쓰고 있다.

비익조처럼 실제 한 쪽 날개의 장애를 지녔다해도 서로 짝을 지어 몸을 뭍여 날면 되 듯,

한쪽으로만 눈이 몰려 사람들에게 외눈박이로 놀림당하지 말고 시인의 상상처럼 헤엄치길 바라는 시인의 상상력이 지구촌의 마음이길 빈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고 하셨던 리영희 선생이 생각나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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