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8일(토), 우리전통을 살린 아힘나 추수

 

▲ 2010년 아힘나평화학교 추수행사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양쪽에 지금 누렇게 벼가 잘도 익어가고 있습니다. 한마지기도 채 안되는 작은 논에서 벼농사를 처음 시작하던 때가 3년 전이었습니다. 올 해도 손으로 모를 심고, 벼베기도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낫으로 벼를 베기로 하였습니다.  

 추수할 때가 다가오는데 부끄럽게도 풀이 너무 많아 보이더군요. 지난 초여름, 벼 사이에 자라는 여러가지 풀들을 아이들과 함께 뽑다가 너무도 힘이들어 그냥 놔두었더니 밭 가까운 쪽에서부터 풀이 번지기 시작하더니 그 기세가 벼를 압도해 버렸습니다.

▲ 2010년 추수하는 송성미(당시 중1과정)와 송명근 목사님

하면 할수록 농약을 쓰지 않고 벼를 재배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려면 농부가 부지런해야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들에 대한 연구도 필요합니다. 초보농사꾼들인 아힘나 아이들은 그래서 우렁이농법도 하였지만 올 해에는 조금 늦게 넣어 바로 짝짓기로 들어가 그리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벼들 사이에 자라는 풀도 두 차례 잡기는 했습니다만 너무 힘들어 자라는 풀을 보면서도 손을 쓰지 못했습니다. 가을 들녁을 보면 더도 덜도없이  지난 여름 우리가 한 일의 결과를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아이들 농업수업을 위한 실습장으로서 아힘나 논은 단순히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보다는 그 이상의 교육적 효과를 가져다 줍니다. 즉 일한 만큼의 결과를 얻는다는 가르침도 주지만, 자신감도 심어줍니다. 한해 한해 모를 심어 온 아이들은 이제 손으로 모를 심고, 김매고, 낫으로 벼베고, 탈곡하는 모든 과정을 자신들이 다 할 수 있다는 은근한 자부심을 아이들의 얼굴에서 보게 됩니다.

추수하는 날에는 부모들의 어설픈 낫질을 보며, 씻 웃으며 자신있는 모습으로 시범을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장난꾸러기들은 메뚜기를 잡아 병 속에 모아서 불에 잘 구워 부모님들을 위한 막걸리 안주로 서비스하기도 합니다. 

올 해는 소출이 작년보다 아주 조금 더 많아질 것 같다고 말하네요. 기대가 됩니다.

아힘나 학부모님, 그리고 아힘나후원자들께서도 손수 낫들고 추수하는 행사에 오셔서 조금만이라도 체험해 보시고 아이들 키워가는 교육이야기를 나누는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0월 8일 토요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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