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한가위를 맞이합니다.
저는 보름간의 제주일정을 마치고 오늘 육지로 올라갑니다.
생명선교연대와 제주노회가 함께 공동주최하였던 이 번 행사에서 이루고자 한 목표를 다 달성하지는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더 많은 깨달음과 해야 할 일들을 알게 된 점이 있어 참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행사를 접어봅니다.  

간토제노사이드의 진실규명을 위한 국제심포지움을 하는 일정이 제주의 벌초일과 겹치고

또한 강정의 위기로 인해 시민단체인사들이 대거 참여하지 못한 것은 많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바쁜 짬을 내어 제주4.3기념관에서의 간토제노사이드전시회를 보시기 위하여 많은 분들께서 다녀가시고

이번노 행사를 제주에서 여는 취지에 대하여 공감해 주셨습니다. 

제88주기 간토조선인학살을 추도하는 1923시민연대 주최 여섯번째 국제심포지움 

의례적인 격려도 있었으나, 잊혀질 뻔한 역사를 다시 기억하게 해 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많은 분들께로부터 받았습니다.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학살될 당시 도쿄 카메이도 경찰서에 남겨진 희생자의 주소지 (서귀포시 대정읍 인성리)를 찾아

혹시나 희생자유가족을 찾을  수 있을까하여 제주도지사에게 공문을 넣고 읍사무소의 도움을 받아

제주의 소리 기자와 함께  행정적인 검색은 다 하였으나 결국찾지 못하였습니다.

아마도 함께 도일하였던 일가족 혹은 친지들 모두가 희생되어

고향에 사망소식조차 전하지 못하여 제적자명부에도 없었다고 생각되어 더욱 마음이 허탈해졌습니다. 

이제 인성리 마을 의 趙씨 가문의 족보를 보는 일만 남았는데,
외지인이고, 또 충분한 절차가 있어야겠기에
지역 목회자들께 도움을 요청하고 이제 돌아가려 합니다.  

 

보름 남짓한 기간동안 심포지움에 참석했던 일본인들과
제주로 수학여행에 온 아힘나평화학교 아이들과
제주4.3의 현장과 강정마을을 돌아보며
제주의 恨을 더욱 깊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강정마을에서 평화기도회를 하는 중에 경찰과 대치하고 있습니다. 

 

잡혀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마을을 버리고 중산간지역으로 숨어들어간 큰넓궤 앞에서

당시 지역주민들 측히 어린아이들이 겪었을 두려움과 공포를 생각하며 좁은 굴을 기어가며 들어가 보았습니다.

 

<이 굴에서 120여명이 50여일을 살았다고 하니, 얼마나 두렵고 고통스러웠을까... 그리고 이 굴마저 발각되어

또 다시 도망하다 결국 정방폭포에서 죽임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제주에 계신 고현서아버님과 김동현 아버님께서 저녁을 사 주셔서 맛있게 먹었고요,

 

협재해수욕장에서 무거워진 마음을 내려놓고 신나게 놀았습니다. 

 

<제주의 가을도 느끼며.......>

 

아힘나 아이들은 이 시간 한라산을 오르고 있을 것입니다.

저는 전시물들을 정리하느라 제주 4.3공원에 있고요.....

 

이번 간토제노사이드특별전은 전국순회를 목표로,

10월 한신대학교에서의 전시를 생각하며 제주에서의 성과와 부족함을 갈무리해 봅니다.  

일본의 왜곡교과서불채택운동도 중요하지만, 

역사적 문맹으로 만들어가는 한국의 교육현장에서 이 전시회가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한가위 연휴가 곧 시작됩니다.

이번 주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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