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원자력 발전소의 발전량을 넘어섰다. 이미 1980년대부터 침체되기 시작한 원자력발전 산업이 앞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퇴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미국의 월드워치연구소가 26일 공식발표를 앞두고 지난 14일 미리 공개한 ‘세계원자력산업 현황 보고서 2010, 후쿠시마 이후 세계의 원자력’ 초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모두 381GW(기가와트)로 원자력 발전량 375GW보다 6GW가량 많았다. 보고서는 “원자력발전은 안전규제가 엄격해지고 건설비용이 증가하면서 지난 80년대부터 침체되기 시작했으나 재생에너지는 지구온난화의 대책으로 주목받으면서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0년 주요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풍력 193GW, 소규모 수력발전 80GW, 바이오에너지 및 폐기물 전환 에너지 65GW, 태양광 43GW 등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 건설되는 원전의 수도 1980년대부터 줄어들기 시작했으며 특히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발생한 1986년 이후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1966~85년 사이 20년 동안은 매년 평균 24.9개의 원전이 건설됐다.

반면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은 1990년대 후반부터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20년 동안 원자력 발전량은 매년 2GW가량씩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풍력 발전량은 매년 평균 10GW가량 늘어났다. 풍력 발전량은 2009, 2010년에는 각각 37GW, 35GW가 늘어난 등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경제적인 효율성에서도 원자력 발전을 크게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경우 원자력 발전이 처음 도입된 후 15년 동안의 발전량 260억㎾h(킬로와트시)를 생산하는 데 394억달러(약 42조9460억원)가 든 데 비해 풍력발전은 190억㎾h 생산에 9억달러(9810억원)가 들었다.

보고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세계 원자력업계가 큰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면서 “향후 원자력업계가 원자력발전의 감소를 멈출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일 현재 30개국에서 가동 중인 437개 원자로 가운데 355개(81.2%)가 20~43년 동안 사용된 노후 원전들이다. 현재 건설 중인 원전은 모두 64개이다.

한편 독일 정부는 15일 16개 주정부 대표 회의를 열고 모든 원전의 운영을 중단하기 위해 오는 6월17일까지 필요한 법안들을 개정하기로 했다. UPI통신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원자력발전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길 바라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서두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 월드워치연구소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민간 환경연구기관으로 1974년 록펠러재단의 후원을 통해 환경운동가 레스터 브라운이 창설했다. 저탄소사회 건설, 지속가능한 세계경제 개발 등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연감 형태로 ‘지구의 상태’라는 환경보고서를 출간하고 있다. 지구환경 상태 및 그해에 가장 쟁점이 된 환경 이슈를 다루는 이 보고서는 매년 30여개 언어로 번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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