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산, 오오노세츠꼬, 두 한일작가들의 안내로 찾아가는 교육여행
한국과 일본의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교육을 하기 위해 의식있는 한국과 일본의 작가가 나섰다. 올해는 일제에 의해 강제병합이 되었던 꼭 100년째 되는 해이다. 이러한 때야말로 그동안 소홀히해 왔던 한국근대사교육을 강화하여 한일간의 풀리지 않은 매듭이 무엇인지를 바로 알고 그것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원년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입시 중심의 한국 공교육체제 하에서는 올바른 역사교육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적 사관에 빠져있는 왜곡된 역사교과서로 배우는 일본의 차세대들은 자국중심의 역사인식의 틀에 갇혀, 기성세대들이 겪었던 역사왜곡과 책임을 회피하는 국가의 무책임을 자각하지도 못한 채 예민한 한일관계문제만 불거져 나오면 서로를 향한 근거를 알 수없는 적개심(?)을 드러내며 값싼 애국심을 표출하곤 한다. 이러한 때에 '국치100년사업공동추진위원회'와 '강제병합100년공동행동한국실행위원회'에 참여하여 청소년들의 역사교육을 준비하고 있는 '아힘나운동본부'에서는 역사의 진실을 널리 알리려고 노력하는 한일의 두 작가와 함께 역사여행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두 작가는 <까마귀>의 저자 한수산 작가와 <지쿠호오이야기>의 저자인 오오노 세츠꼬씨이다. 이 역사교육여행에 주로 참가하는 청소년들은 한국의 대안학교 중고등학생들과 홈스쿨링하는 청소년들이지만 대학생들과 일반인들도 각자의 과제를 갖고 동행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민족학교에 다니는 재일동포와 일본 NPO 소속 청소년들이 참여하며, 방문지역마다 식민지범죄에 대한 일본국가적책임을 묻는 일본인들과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다. 책을 읽어야만 참여할 수 있는 역사교육여행 이번 캠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이 두 작가의 책을 꼭 읽어야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일정 기간 동안 독후감을 제출하여 수상하는 이들에게는 여행기 전액을 지원하거나 일부를 지원받는 특별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 두 작가의 책 중 작가 한수산씨의 작품인 <까마귀>는 강제연행된 조선노동자들이 탄광에서의 강제노동과 원폭의 피해를 당하기까지 식민지백성 조선인의 한과 투쟁을 그린 5권의 장편소설로 일본에서는 <軍艦島>로 출판되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또 하나의 책은 <강제연행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대표인 오오노 세츠꼬씨의 <지쿠호오이야기>이다. 이 책은 1800년대 에도시대 말기에서부터 시작하여 메이지, 다이쇼, 쇼와시대까지의 탄광 노동자와 피차별 부락민, 농민을 중심으로 한 민중의 삶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는 책으로서 일본어와 한국어로 출판되어 한일양국에 보급되고 있다. 이 두 사람의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은 약간의 차이는 존재하나 모두 강제병합과 일본제국주의에 의해 고난 당하는 민중의 한과 투쟁을 기술하고 있다는 점에 그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점점 더 어두워져가는 한일의 미래관계와 교류활동의 한계 민주당이 집권하면 한일과거사 문제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했던 하토야마는 단 한걸음도 내어딛지 못하고 패퇴하고 말았다. 적지 않은 한국인들 중에는 하토야마가 집권하면 과거사정리에 대한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진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 기대가 허무함으로 바뀌기까지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오히려 과단성있는 결정을 하지 못한 하토야마는 결국 독도영유권문제를 부각시킨 교과서문제나 자이니치(在日)의 참정권 보장에 대한 신우익들의 난동에 굴복하는 등 한일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더욱 흐리게 만들어왔음을 한일신문사들의 공동여론조사 결과지표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동안의 일반적인 한일교류캠프는 의식주문화나 생활문화의 차이를 이해하고 서로 경험하는 것에 그쳐왔으나, 이는 피상적인 교류, 일회성 교류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따라서 근본적인 의미에서 평화증진을 위한 교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일의 청소년들이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를 넘어서 "아시아에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관점에서의 공통된 역사의식을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한일청소년교류사업을 기획하는 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왜 이들의 작품을 선택했는가? 작가 한수산씨는 과거 5공 신군부로부터 소위 '한수산 필화사건'으로 고문받고 풀려나와 일본에서 그 상처를 치유하며 재일동포들의 고난사를 만나 글을 쓰게 되었다. 오오노 세츠꼬씨의 책은 지쿠호오 탄광에서 고된 노동을 하는 일본의 '부락민'과 조선에서 온 강제연행노동자들의 관점에서 그려낸 그림이야기(かみ-しばい)이다. 두 책 모두 일본제국주의로부터 피해받고 고난당하는 이들의 기록인 것이다. 역사 책을 읽고 역사적 현장에서 이 작가들이 쓴 책을 함께 읽고, 저자와 대화하고, 글의 배경이 된 역사적 현장을 찾아 작가로부터 직접 설명을 들으며, 한국과 일본에서 서로 다른 관점에서 역사를 이야기하는 아이들로부터 평화로운 아시아를 꿈꾸는 것이 성급하긴 하지만, 이런 역사인식의 공유를 통하지 않고서는 평화로 들어가는 문을 찾아내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번 캠프에는 약 40명의 한일재일 청소년과 약간명의 어른들이 7박 8일의 일정으로 부산~규슈~나가사키로 이어지는 역사투어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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